"다른이의 머리는 내 행복이 살기에 비좁은 곳이다."

 

얼마전에 읽었던 책에 있던 말인데, 쇼펜하이머라는 철학자가 했단다. 한 줄의 글이었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던 말이었다. 내 스스로, 지금까지 다른이의 머릿속에 있는 내 행복을 찾아 살아왔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지금껏 다른사람의 인정에서 내 정체성을 찾기를 바라왔고, 다른이의 부정적인 말 한 마디에 굉장히 힘들어 하며 며칠밤을 괴로워 하기도 했고, 내 생각 없이 그저 남이 흐르는 대로 나도 같이 흘러 살아왔다. 좋게 보면 순종적으로 나쁘게 말하자면, 줏대 없이 살아온 거라고도 볼 수 있겠다.

 

 어릴때는 왜 하는지도 모르고 어른들이 공부를 하라기에 공부를 했고, 다들 대학을 가기에 수능점수에 맞춰 취업이 잘된다던 학과에 지원을 했다. 다행히도 익숙한 이름을 가진 학교에서 오라고 하기에 서울로 갔고, 촌동네 학교에서 제법 들어본 학교로 진학 했기에 얼마정도는 우쭐하며 서울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간 대학교에서 뭔가를 배운다고 한들 내 스스로의 공부는 없었고 그냥 시간 때우기용으로 앉아있는게 전부였던 것 같다. 그렇게 우물쭈물하고 있는 동안에도 시간은 착실히도 흘러갔고, 눈깜짝할 사이에 졸업이 다가 왔다. 이대로 취업은 못하겠다는 생각에 그리고 반정도는 취업전쟁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에 대학원에 진학했고 뭐 이후 부터는 말안해도 될 정도로 무난히 남들 사는대로 졸업하고 취업하고 살아오고 있다.

 

 중요한거는 내가 살아온 전체 시간을 되돌아 봤을때, 내 의지가 결여 되어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내 생각에 맞춰 살아온적이 없는것 같다. 오히려 살아가는 것에 내 생각을 맞춰 살아 왔달까? 어릴때, 가정통신문 좋아하는 과목에  "수학, 과학"이라고 썻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2학년쯤 되는 아이가 좋아하는 과목에 수학 과학이라니..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말도 안되는 말이다. 난 수학 과학을 그정도로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오래 살다보니 문학과 그림그리기가 내 적성에 더 맞지 않았을까 생각 한다. 좋게 생각하자면 주어진 상황에 자족할 줄 아는 거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주체적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는 것이라 생각 할 수도 있겠다. 

 

 말썽부리지 않고 착실히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살아 왔다고 내 삶을 정의하는 것은 너무 심한 일반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에 내가 좀더 주체적으로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는 생각을 한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던 버나드쇼의 묘비명이 떠오른다. 열심히 일해야 할 나이에 지금와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늦바람마냥 불온한 생각인 것인지, 혹은 이젠 너무 늦어버려 소용없는 것은 아닐지 조금은 겁이 나기도 한다. 그래도 버나드 쇼에 비하자면 조금은 더 빠른 생각이 아닐지 생각하며, 바쁜 생활에서도 애써 정신차리고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내가 누구인지, 또 어떻게 사는 것이 내 모습에 맞는지 치열하게 생각하며 내 삶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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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굿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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